눈은 떴는데 몸이 수월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옆으로 몸을 돌리니 형이 누워 있다. 배시시 웃음이 나왔다. 부산과 양산 경계에 사는 형은 오랜만에 술 한잔하자 했다. 부산 해운대 쪽에 사는 나와 약속을 하면 장소는 보통 동래 쪽에 정한다. 나야 동래와 멀지 않고 형은 노포동까지 지하철 타고 집까지 버스 타는 게 시간과 비용을 따져 유리하다.
분명히 지하철 끊길 때까지 마셨을 것이고 택시 타고 가겠다는 형을 붙들었을 테다. 옆에 누운 형은 전날 늦은 저녁 또는 오늘 이른 새벽 벌인 승강이질에서 거둔 전리품이다.
먼저 방에서 나왔고 형도 곧 나왔다. 거실에 놓인 작은 아이 책상이 눈에 띄었나 보다.
"책상 샀네, 잘 놓았네, 우리 애들 것과 같네."
얼마 전 형이 애들에게 좋다고 권해서 들여놓은 책상이다.
"아! 형이 말한 대로 메가마트에 있는 하우스데코에서 사려고 했는데 제품이 없어서 이마트에서 샀어요. 하나 남았더라고요."
"그래 잘했네, 딱 좋네."
차를 내오던 아내가 어이없다는 듯 살짝 웃었다. 그 표정을 또 놓치지 않았다.
"왜?"
"어떻게 어제 집에 들어오면서 했던 말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서로 똑같이 말하냐."



